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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사는 개그맨 황기순

아름다운친구 2005. 12. 9. 05:04

배경음악 : 엄마야 누나야 - 첼로 연주곡

 

 

   두 번 사는 개그맨 황기순   

 







   황기순...
   유언이라는 것을 적어가기 전에 내 이름을 잠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과연 사람들에게 나 황기순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 황기순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램이지만 역시 6년 전 필리핀에서의
   도박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생각을 지울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지울 수 만 있다면 정말 다시 돌아가서
   지우고 싶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기에 평생 가지고 가야 할 내
   허물이기에 그리고 지금의 황기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삶의 교훈이기에 과거를 안고 새롭게 다시
   살아갑니다. 저에게 지금은 세상이 두 번 째로 선사한
   새로운 삶이니까요. <중략>

   어머니... 눈물나는 내 어머니
   어머니 생각만 하면 마음 한구석에 무언가 참을 수
   없는 아픔이 저려옵니다. 그리곤 눈가에 눈물이 납니다.
   내 어머니, 홀로 6남매를 키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이불 장사를 하시던 어머니, 먼지 풀풀 나는
   시골 버스에 이불 한 보따리를 머리에 얹으시고 장에
   나가셨다가 밤늦은 시간 돌아오셔서 항상 찬밥에 물을
   말아 드셨던 어머니...

   속만 썩인 막내가 이제 개그맨이 됐다고 어깨춤을
   추셨던 어머니께 전 너무 죄를 지었습니다.
   사업실패와 도박으로 인해 반 지하 11평 습기찬 방에
   어머니를 모셔 두고 필리핀에서 오지도 못하던 어느 날
   누님의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기순아, 어머니께서 매일 새벽녘에 동네를 다니시며
   담배꽁초를 주어서 가져오신다."

   하루도 거르지 않으시고 몇 달째 계속 담배꽁초를
   한 봉지씩 주워 오셔서 이유를 여쭤 봤더니 어머니께서
   "내 아들이 잘못을 해서 저렇게 있는데 이 어미가
   대신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밤 동안 버려진 길가의
   담배꽁초와 휴지를 줍는다" 고...
   그리고 담배꽁초 한 개피씩을 주울 때 마다 거지가
   된 우리아들 주머니에 100원씩만 들어가게 해 달라는
   마음에서 그러하신 단다.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누님의 말을 듣고 전 정말
   복받치는 마음에 어찌할 수 가 없었습니다.
   어머니께 또 한번 죄인이 된 아들...
   귀국 후 너무나 야위신 모습에 그리고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동네 마실 조차 다니실 수 없는 어머니를 만든
   막내아들... 어머니께 전 너무 많은 잘못을 한 자식입니다.
   어머니... 눈물나는 내 어머니... 제발 오래 오래만
   제 옆에 계셔서 이 못난 아들에게 기회를 주셔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 거듭난 황기순 (개그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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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자는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자가 과거에 헤매입니다.

새롭게 사시는 황기순님!
당신은 참 효자요.
인생의 승리자입니다.





- 변화! 그 순간부터 빛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