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화이트데이였습니다. 사탕이나 초콜릿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 가족은 초콜릿을 먹지
않습니다.
1950년 6·25 전쟁 때였습니다. 당시 외할머니의 막내딸은 네 살이었고 기브 미 초콜릿~~하면서 미군을
따라다니던 시절이었죠.
먹을 것도 부족하니 간식거리가 있을 리 만무하던 그때. 어느 날 인천 상륙작전이 성공하고 난
그때. 네 살 난 딸아이는 할머니 몰래 미군이 동네에 온 것을 알고 동네 친구들과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며 따라갔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너무 멀리 갔는지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된다고 하네요. 그저 동네에 나갔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영영
이별이 된 막내딸.
초콜릿을 달라며 따라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 막내딸. 그래서인지 엄마도, 외할머니도, 외할머니의 슬픈
사연을 들은 아빠도, 저도, 동생도... 초콜릿을 먹지 않습니다.
화이트데이... 외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죽기 전에 초콜릿 먹을 수 있을까나?" 우리 가족이 초콜릿을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새벽편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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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슬픈 역사는 이제 서서히 지워지고 있습니다만 슬픈 역사의 뒤안길에 서있던 사람들의 슬픔은 아직 가시지
않았습니다.

- 초콜릿을 맘껏 먹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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