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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서정 - 유동익

아름다운친구 2007. 9. 13. 21:10

잠자고 있는 친구들에게

2007년 9월 13일 목요일, 오전 01시 46분 49초 +0900

 

 가을서정

 

가을 햇볕은 참 짧기도 합니다.

 

한낮인가 했더니 어느새 저녁,

 

어스름하게 어둠이 깔려옵니다.

 

회색빛으로 대지가 물드는가 했더니 벌써 주위는 먹물을 풀은듯 새까마졌습니다.

 

눈동자가 아직 어둠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대충 흰색 길만 보입니다. 길양옆은 풀밭이라 온통 검은 색입니다.

 

가을 냄새가 납니다.

 

가을 향기가 느껴집니다.

 

고요와 외로움, 스산한 바람과 적막감, 그리고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심상의 파도들,

 

이제 가을은 우리들의 마음 문턱 바로 앞에 다시 와 있는듯 합니다.

 

다만 망설이뿐입니다

 

집주인인 우리들이 자신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는지 확인하려고 마음의 대문앞에서 목을 빼고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가을은 주인의 마음을 다압니다.

 

아직 마음의 대문을 열면 되지 않는다는것을,

 

그래서 대문앞에서 그 시간이 올 때까지 자신이 갖어온 온갖 가을의 선물들중 일부를 문틈으로 사알짝 들여보내는 것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람입니다.

 

가을 바람입니다.

 

한낮의 온기가 아직은 여름인듯 하지만 저녁만 되면 이모든 것들이 가을의 바람으로 몽땅 바뀌어집니다.

 

바뀌어진  바람의 향기는 계절의 아련함을 안고 우리네 가슴으로 들어와 앉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향기는 우리네 가슴속에 온갖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조금은 마음을 시리게 할겁니다.

 

그래,

 

아직 가을은 우리의 마음의 대문을 흔들지는 않았습니다.

 

어느날 제 스스로 넘치는 세월의 정을 주체할 수 없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제 스스로의 열정에 못이겨 제 자신을 우리들에게 모두 주겠지요.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을 한동안은 깊게 파헤쳐 놓겠지요.

 

그리고

 

우리들에게 마음의 파도를 일어나게 하겠지요.

 

그리고

 

우리들에게 조금은 긴시간동안 인생의 여수를 만들어 주겠지요.

 

사랑, 연민, . . . . 그리고 아름다웠던 옛추억들을

 

 

밖에서 산보를 하고 난후 책을 쓰다가 주위가 조용하니까 친구들에게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환절기에 친구들 모두 건강하기를

 

양평에서

유동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