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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 여의도공원에서

아름다운친구 2009. 5. 4. 04:46

 

 

  숲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산      수       국

여의도 공원의 자전거길 옆에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산   수   국
詩 : 김인호

 

보란 것 없이 사는 일 늘 헛되구나 그랬었는데

왕시루봉 느진목재 오르는 칙칙한 숲 그늘에 가려
잘디잘고 화사하지도 않은 제 꽃으로는 어쩔 수 없어
커다랗게 하얀, 혹은 자줏빛 몇 송이 헛꽃을 피워놓고
벌나비 불러들여 열매를 맺는 산수국

애잔한 삶 들여다보니

헛되다고 다 헛된 것 아닌 줄 알겠구나

 

산  수  국  꽃    
詩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모롱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벽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같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아,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이파리가 이쁘디이쁜
산수국꽃 몇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