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친구 2013. 8. 7. 21:58

지금 해야 할 일 어느 지인의 아들은 한국에서 대학졸업을 해도 희망이 없다면서 혼자 모스크바에 가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다. 몇 년째 우리는 경기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빈곤층이 6백만 명이라는 보고와 함께, 가정주부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 물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치솟고 있으니 어느 한 곳이라도 희망은 보이지 않고 불황의 짙은 구름만 더 가득 몰려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러한 증상들이 1980년대 말 일본에서 일어났던 불황과 너무나 닮았다는 점에 있다. 물론 새 정부는 아직도 장담하고 있지만 파산신청은 계속 늘어가고 있고 빈부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크게 벌어져 중산층은 몰락하고 양극화 현상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만일 이 시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첨단 기술과 엄청난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일본 사이에서 발판을 빼앗기고 남미같이 가난의 늪에 다시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귀 뚫은 남자는 용서 할 수 있으나 귀가 막힌 남자는 용서받을 수 없고, 머리 벗겨진 남자는 용서 할 수 있으나 머리 빈 남자는 용서 받을 수 없다. 과거가 있는 남자는 용서 할 수 있으나 미래 없는 남자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지금 식으로 가다가는 미래 없는 남자처럼 용서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기에 이제라도 오기를 버리고 오늘의 현실을 바로 인식하여 내일을 위한 가능성 있는 대안이 있어야만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다가 일이 꼬이면 무조건 무책임하게도 그 원인을 다른 사람과 환경 탓으로 돌리는데 체질화되어 있지만, 어려운 시대일수록 해답은 아주 가까운 데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만 한다. 어떤 문제든지 원인을 밖에서만 찾고 내부에서 헤아리지 않는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결코 찾을 수가 없다.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나 가정들을 진단해보면 근본적인 원인은 서로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가정은 더욱 이기적으로 노조는 더욱 강성으로 변하고 시민 단체들은 더욱 공격적이 되면서 서로에 대한 불신만 커져 가는 상황들이 지금의 불황을 더욱 자초하게 한 암초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대기업은 4년 만에 다시 일어섰다. 대대적인 인원감축과 함께 임금을 동결시키고, 가장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사 간 분규가 없어지자 회사는 자생력이 생겨나면서 힘겹게 다시 일어 설 수 있었다. 그들은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죽였더니 죽어가던 회사가 기적같이 다시 살아나더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신의 시대였다면, 근대에는 경제중심의 가치관으로 삼았던 인간이 중심 되는 세상이었다. 이제는 ‘나’라는 가치관이 전환된 하늘과 땅이 겸비된 더불어 사는 시대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핵심은 내가 먼저 죽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빅톨유고는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요, 내일의 문제는 사는 것이요, 모든 날의 문제는 죽는 일이라고 했듯이, 모든 개혁의 출발점은 먼저 자신을 포기하고 죽어야 한다는 가치관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인식하고 날마다 자신에게 소리쳐야 한다. ‘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죽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내 안의 거품을 제거하는 일이다. 처음 세제가 나왔을 때는 거품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거품이 없으면 세탁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고려해서 다시 거품이 생기도록 만든 것이 오늘 날 거품 있는 세제가 생겨난 것이다. 이렇듯 거품은 거품일 뿐 본질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나, 그것을 우습게 간과할 때는 우리도 어느 나라처럼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30년 전에 돈이 많아지자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유명한 골프장과 많은 부동산을 무차별하게 사들였다가 지금의 장기불황 덧에 걸린 것이 아니던가. 우리는 일본과 비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이 결국 90년대 말에 IMF라는 괴물을 만나지 않았던가. 오래 전에 그 빛은 다 청산했건만 실물 경제는 그 때보다 더 극심한 불황의 골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거품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다. 수입 내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하고 전세 집에 살면서도 고급차를 소유한 사람들, 본인은 파산신청 할 돈도 없으면서도 그 자녀들은 3개월마다 최신 핸드폰을 사고 있다. 구조적으로 볼 때 양극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지만, 거품인생들은 어리석게도 그 재앙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면서 세상만 탓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을 지우고 이런 거품들을 제거한 세수한 맨 얼굴이 훨씬 더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진리를 왜 사람들은 모른단 말인가. 바람으로 떠도는 거품들이 빠져들면서 풍랑으로 인해 보지 못했던 바위 속의 우직한 삶을 그 때야 볼 수 있듯이, 거품이 빠진 삶이야말로 가장 진실하고 행복한 인생이 되는 첩경임을 우리는 날마다 되새겨 봐야 한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거품이 무엇인줄 알고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모든 일에 기본에 충실히 해야 한다. 불황일수록 사람들은 매운 것을 찾고 복고풍과 건강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어려울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세상에 답이 없는 문제는 없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기본에서 찾다보면 쉽게 풀려지는 경험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반복하곤 했다. 일본도 장기불황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나온 말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데 있었다. 그들에게 기본이란 장인정신이었다. 어려울수록 대박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토끼보다는 거북이처럼 부지런히 가는 것만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도착하는 길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을 타지 않듯이, 지금은 똑똑한 사람보다는 한 우물만 파는 우직한 사람이 더 필요한 것은 기본이 된 사람은 창의력 속에 진실과 인화 정신이 베여있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의 기본은 화합에 있다. 아름답고 튼튼한 벽돌집은 먼저 자기 몫을 다하는 장인정신 벽돌로 서로 이해하며 협력하는 인화정신으로 지어야만 좋은 집을 지을 수가 있다. 수학에서 기초 없는 응용이란 모래위의 세운 집에 불과할 뿐이다. 어려울수록 조직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있는 신뢰는 경쟁력의 근본이 되고 있다. 주여, 불황은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요셉은 애굽의 칠 년 흉년을 잘 대비하여 새 기회를 만들었듯이, 저도 지금 이 일들을 통해 가치관이 바꾸고 거품을 빼며 기본에 더욱 충실하여 그 날을 준비(準備)케 하소서. 2013년 8월 7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 드립니다. ◆클릭<호수와 세상사이에서>안내◆
사진허락작가ꁾ이요셉님, 우기자님, 포남님
^경포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