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안에서♡/컬럼...피러한

너그러운 대한민국

아름다운친구 2012. 8. 20. 23:55

 

 

 

너그러운 대한민국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음주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술에 취한 상태로 가족과 이웃에게 소음과 폭력을 일삼고, 심지어 공권력에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음주폭력 대부분 초범이 없고 재범 이상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치료와 재활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개선책은 술에 취해 저지른 일에 대해선 관대해지는 잘못된 음주문화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술에 관해서는 너그럽기로 소문이 나 있다. 그것은 어디서나 술을 마실 수 있고 어디서나 술을 구입 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사회 분위기 덕에 하루 동안에 600만 명이 맥주, 소주 1800만병을 마시는 것까지 좋았다 해도 문제는 그 이후 음주로 인한 사고는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우연의 일치처럼 흉악범들 곁엔 항상 술병이 있었고, 가정 폭력의 44%는 술을 마셨을 때 발생했다는 보고와 술이 성폭행을 위한 도구로 이용된 사례가 늘어가고 있음에도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결하겠지 하며 방관만 하고 있는 듯 하다.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행위에 대해선 어떤 범죄든 면죄부를 받는 솜방망이 처벌이 오늘의 비극을 불러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와 달리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주정뱅이를 강력하게 규제한 덕에 술을 갖고 다닐 수도 없고 술 취해 공원 돌아다니면 벌금이 우리 돈으로 430만원이니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어느 외국인은 단돈 1000원으로 취할 수 있는 나라는 아마도 코리아밖엔 없을 것이라고 빈정거렸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토록 술에 대해선 모든 것이 너그럽고 관대할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가 음주에 관대한 것은 가장 먼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질성을 빌미로 술 권하는 이 사회는 자기 취향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함께 마셔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관습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술을 마시면 모든 게 용서되는 일이 관용처럼 여기기에 심지어 성 범죄자들도 이런 분위기를 역으로 이용하고 있질 않는가.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정(情)을 빙자한 애주가 자신의 절제의 실패가 오늘의 취객들을 양산한 꼴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술의 힘을 빌려야만 하는 나약한 군상들은 술이 아니고는 놀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술 말고 다른 것을 찾기엔 너무 버거운 디지털 세상이 자꾸만 술을 마시게 하여 술 중독자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내 스스로 마시든 누가 권하든 결국 나를 술잔에 빠뜨려 ‘개’처럼 살게 하는데는 자아는커녕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힘도 희미해지지만 그것보다는 이웃을 통해 존재 속에 던져진 관계의 의미도 모른 채 그냥 ‘잘 되겠지’라는 막연하고 안이한 꿈 때문에 시간만 까먹고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며 마셔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각성이 우선이지만 제도적으론 취객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만 술 고리에서 끊을 수 있다. 언제나 술 냄새와 지린내로 진동하던 서울역 광장이 요즘 완전히 달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찰이 ‘주폭과의 전쟁’ 선포 후 지난 두 달간 조폭주동자 13명을 구속시키자 노숙인들 사이에선 소문이 나 완전 딴 세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 간단한 일을 왜 지금까지 실행하지 못했단 말인가. 술에 대해 너그러운 것만큼 또 하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대한민국은 범죄자에 대해 너무 너그러운 나라가 되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나 카드론 전화사기 등 금융범죄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서민 피해가 확대되고 있으나 금융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니 100만원 빌렸는데 이자는 450만원 받았음에도 고작 벌금 얼마면 다시 영업할 수 있다는 허점을 그들은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금융범죄의 경우 징역형보다는 집행유예로 풀려날 확률이 높다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한단 말인가. 금융범죄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정책이다. 지난 8월 지적장애 여성을 가까운 친척들이 10년이나 넘게 성폭행 해 온 사건이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낮은 처벌을 들었다. 다른 범죄에 비해 죄질이 더 나쁨에도 불구하고 미비한 제도적 장치로 우발적 성충동이었음을 인정하거나 술을 마셨을 때나 초범인 경우엔 형량이 또 급감하는 경향들이 결국 오늘 같은 성범죄를 더 유발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드라마를 보면 범죄 횟수와 상관없이 죄질이 나쁘면 형을 높게 먹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범에다가 우발적이었고 좋은 변호사를 사면 얼마 안 살고 나온다. 우리나라는 2001년도에 개인의 기본적 인권보호 및 인간의 존엄과 가치구현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한 이후 기본적 인권의 제도적 보장과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함에도 아직도 힘없는 다수에게 선의의 피해는 날마다 봇물처럼 터지고 있으므로 단호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얼마 전에 <성범죄자 알림e>사이트에 성범죄자 신상을 사는 동네까지 공개했더니 놀랍게도 재범을 저지른 사람은 단 2명밖에 없다는 뉴스는 그동안 우리는 왜 이 작은 일 하나에도 적극적이질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제라도 범죄자들에 대한 대처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영국에서는 성 범죄자에 대해 본인의 동의를 얻은 후 화학적 거세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법령이 국내에도 도입해야 하며 아울러 국민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술과 범죄에 대해 너그러운 만큼 자식에 대해서도 너그럽기로 소문나 있다. 가장 흔한 예로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제집인양 뛰어다니고 떠들며 버릇없이 구는 아이를 내버려 두는 부모들의 너그러운 자식사랑을 볼 때마다 속이 부글부글 끊는다. 사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는 식당에서 아이들이 어른처럼 의젓하게 앉아 식사하는 모습은 우리와 너무 대조적이다. 이렇게 버릇없이 키운 것도 못자라 이제 한평생 자식들에게 올인하는 한국부모다. 덕분에 하루 12명의 노인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 경제적인 요인이 자살동기가 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유난한 자식사랑 때문이다. 직장인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육비 마련과 노후설계였다. 대학 등록금과 사교육비로 허리가 휘는 부모들의 고민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퍼주기만 하다가 결국 본인은 준비 없는 노후를 맞이해야 한다. 눈먼 철부지 사랑은 눈먼 노후를 맞게 한다. 진정한 자식사랑이란 자식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부모 노후를 걱정하지 않도록 본인들의 노후대책에 전념하는 것이 신개념의 자식사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현실적인 삶 속에서 ‘품 안의 자식이지 다 필요 없어’라고 푸념할 땐 이미 늦었다. 은퇴 이후 많고 많은 세월 어떻게 살아갈까하고 고민해도 누구도 귀 기울어주지 않는다. 내 자식들 세대엔 지금보다 살기가 더 녹녹치 않을 텐데 어찌 그들을 기대겠는가. 그러기 전에 자식을 향한 너그러운 마음의 반 이라도 자신의 노후에 쏟아 부어 너그러운 후반 인생이 되었으면 한다. 주여, 저는 지금 무엇에 너그러운 편인가요. 땅보다는 하늘에 자신보다는 이웃에 오늘보다는 내일에 너그러운 자되어 넉넉한 노후를 맞게 하여 주옵소서. 2012년 8월 20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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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허락작가ꁾ이요셉님, 투가리님, 포남님
^경포호수^